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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이희경의 한뼘 양생]다른 ‘소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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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9-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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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은 충격적이었다. 열세 살 소년이 또래 소녀를 칼로 살해한 뒤 자기 집에서 체포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후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해간다. 카메라는 점층적으로 학생과 교사의 불통이 일상화된 학교, 자녀 부양에 최선을 다하지만 닫힌 방문 안에서 아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는 부모, 그리고 오직 ‘칼’이라는 물리적 증거만 찾아 헤매는 경찰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소년의 시간’에 얼마나 무지한지가 드러난다.
드라마 속 소년은 ‘메노스피어’라는 남초 커뮤니티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레드필’을 삼킨다. 세상은 80 대 20의 법칙으로 굴러가며, 20%의 남성이 80%의 여성을 차지한다는 것이 그가 믿는 진실이다. 그 속에서 소년은 자신을 못생긴 ‘인셀’(비자발적 독신)로 정체화한다. 유독한 남성성과 여성 혐오를 퍼뜨리며 개인의 취약성을 사냥하는 온라인 생태계 속에서 그는 수치와 불안, 자기혐오를 반복하다 결국 폭력으로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롱테이크로 찍은 4부작을 단숨에 시청할 만큼 몰입도는 컸지만, 나는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했다. 그 영국 소년은 시도 때도 없이 엄마도 페미야?라고 묻는 한국의 청소년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아는 매트릭스와 파레토의 법칙이 이미 전혀 다른 의미로 뒤틀려버린 그곳에서 소년을 만나 무언가를 해볼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압도적인 무기력이었다.
다행히 최근 본 독립영화 <3학년 2학기>로 숨통이 좀 트였다. 영화 속 실업계 고3들에게 수능은 뒷전이다. 더 큰 문제는 2학기 실습 기관이 ‘중견’이냐, ‘중소’냐이다. 주인공 창우와 친구 우재는 중견 기업을 원했지만 서류에서 탈락했고, 선생님은 중소 기계제작 회사를 추천한다. 창우는 이곳에 들어가면 경인공전에 다닐 수 있고, 34개월 병역특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끌린다. 반면 우재는 사회생활의 출발선이 중요하다며 중견을 고집한다. 일하면서 주말에 대학까지 다니면 놀 시간이 없다고도 생각한다. 차라리 해병대 18개월이 더 낫다고도 본다. 그러나 결국 우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친구다. 두 사람은 함께 그라인더가 윙윙대고 용접 불꽃이 튀는 현장으로 들어간다.
이 영화의 특징은 빌런이 없다는 것이다. 교사도, 사수도, 사장도 저마다의 선의와 ‘어쩔 수 없음’을 동시에 지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창우의 사수 한 주임은 다정하지만, 현장의 문제를 대신 해결하진 않는다. 송 대리는 실습생들을 구박하면서도 현장이 굴러가도록 애쓴다. 사장은 갈변된 사과 한 쪽도 버리지 않을 만큼 소박하지만, 정작 실습생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장비조차 주지 않는다. 그사이 우재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떠나고, 창우는 그라인더 날에 팔을 다친다. 현장 개선을 요구하던 또 다른 실습생은 오토바이 배달로 전업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발 영화가 아니다. 실습생들은 피해자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영화가 담아내는 창우의 시간은 친구, 주변 어른들과 함께 한 땀 한 땀 직조해가는 일상의 우직한 순간들이다. 그는 회사 추천과 장학금으로 대학에 가고 싶지만, 자격증 세 개와 내신 5등급으로는 회사가 자신을 받아줄지 불안하다. 그럼에도 틈틈이 기타를 퉁기고, 어머니를 대신해 막냇동생의 머리를 감겨준다. 첫 월급 64만6000원으로는 막내에게 브랜드 치킨을, 이어폰이 고장 난 형제에게는 원플러스원 이어폰을 사준다. 무엇보다도 나는 스무 살이 되는 새해 0시에 창우와 우재가 맥주를 따며 자축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창우들의 시간은 서투름과 성실함, 불안과 농담이 뒤섞이고 쌓이면서 자기와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곡진한 소년의 시간이었다.
갈등, 특히 젠더 불통이 극에 달한 지금, 나는 냉정한 분석과 서늘한 비판만큼이나 응시와 성찰, 응답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느낀다. 각자 주변에서 또 다른 소년의 시간을 더 많이 말하고 듣고, 그 시간에 개입해 얽혀들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의 후보자 확정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극우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양강 구도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3~14일 유권자 1043명에게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새 총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29%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위(25%)였다.
응답자를 자민당 지지자로 한정하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33%,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28%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등 총재 선거 출마 의향을 밝힌 다른 인사들의 지지율은 전체 및 자민당 지지자 조사에서 모두 10% 미만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개혁 의욕’(85%)과 ‘정책 기대’(74%), ‘국가 비전’(73%) 측면에서 차기 총재로 적합하다고 봤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에 대해선 ‘개혁 의욕’(89%)과 ‘메시지 발신’(88%), ‘인품’(84%)을 높이 평가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 노선을 잇는 보수파인 반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유주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 내각에 입각해 성향 차가 크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당내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워 이번 선거에선 보수색을 강화할 수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 등에 책임을 지고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했다. 자민당은 차기 총재 선거를 다음달 4일 진행한다. 후보자 등록을 겸하는 선거 고시는 오는 22일 이뤄진다.
투표는 당 소속 국회의원이 1인당 1표를 행사하고 당원·당우 표를 의원 의석수로 환산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지지통신은 약 100만명 규모인 전국 당원에게 단기간에 침투하는 것은 쉽지 않아 (선거 방식 자체가) 지명도가 높은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에게 유리하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재 선거의 유력 후보군 모두 지난해 9월 총재 선거에도 입후보한 바 있어 이번 경쟁에 빠지는 이시바 총리 지지표의 행방이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지난해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가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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