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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전세 [이희경의 한뼘 양생]어떻게 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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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8-1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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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전세 나 같은 베이비붐 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경험하며 성·건강·삶의 방식 전반에서 ‘자기결정권’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젊을 때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단어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차 ‘죽음의 자기결정권’에 마음이 간다.
당연히 스콧 니어링에 매혹됐다. 그는 백 살 되는 날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결심하고, 6주간 단식 끝에 생을 마쳤다. 나도 니어링처럼 죽어야지. 그런데 어느 날 선배의 일갈이 날아왔다. “얘, 니어링처럼 평생 자급자족 육체노동을 하고, 자연식으로 간결하게 살아야 그렇게 죽는 거야. 과자도 못 끊으면서 어떻게 니어링처럼 죽니?” 아, 난 니어링처럼 죽기는 틀렸구나.
그다음엔 조력사(assisted suicide)에 관심이 갔다. 라몬 삼페드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씨 인사이드>(2004, 스페인)에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그 영화에서 28년간 전신마비 상태로 살았던 주인공은 “삶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라고 말하면서 자유가 없는 삶을 이제 마감하고 싶다고, 그러니 안락사를 합법화해달라고 법정 투쟁을 한다. 하지만 패소했고, 결국 친구들의 조력으로 생을 마감한다. 나도 저런 지경이 되면 조력사를 선택해야지. 그러면 스위스로? 알아보니 스위스행은 비용도 많이 들고, 자기 의사를 직접 영어로 밝혀야 했다. 아, 돈 없고 영어 못하면 이것도 힘들겠구나.
하지만 초고령사회, 다사(多死)사회 담론 속에서 예일대 경제학자인 나리타 유스케가 “일본 사회의 유일한 해법은 노인들의 집단 할복뿐”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이어 75세 이상 고령자에게 국가가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주는 제도를 그린 영화 <플랜 75>(2022)가 나오자, 당황스러웠다. 이쯤 되면 그것은 죽음의 자기결정권이 아니라, 나치가 ‘사회 부담 경감’을 명분으로 장애인을 집단 학살한 ‘T4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다.
‘자발적 선택’과 ‘구조적 강제’의 사이에서 존엄한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법적·윤리적·철학적으로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도 의사조력사를 다룬 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이 방영되고 있다. 원작은 2017년부터 방송된 캐나다 드라마로, 2016년 의사조력사가 합법화된 캐나다에서 조력사 풍경을 가시화하고 논쟁을 확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아직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은 한국에서의 <메리 킬즈 피플>은 범죄 스릴러처럼 보인다. 주인공은 응급실 의사지만 병원 밖에서는 비밀리에 불법 조력사를 돕는다. 죽음을 선택한 이들의 사연은 제각각이다. 스위스행을 도모하다가 여의치 않아 국내에서 조력사를 택한 전직 운동선수, “오래 사는 것이 잘 사는 건 아니다”라며 바닷가에서 담담히 삶을 마무리한 노년 여성, 극심한 통증 끝에 아버지를 설득해 생을 마감한 2주 시한부의 말기 대장암 고등학생. 운동선수의 절망, 할머니의 평온, 학생의 결연함은 서로 다른 얼굴로 하나의 질문을 향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인류학자 애니타 해닉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의사조력사가 합법화된 오리건주에서 5년 동안 현장 연구를 했는데, 조력사망이 단순히 치사량의 약물을 삼키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 의료인, 사회복지사 등 여러 관계가 함께 맞춰나가는 공동체적 사건임을 강조한다. 즉 “조력사망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으며,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상상하게 하는지를 바꾼다”는 것이다.(<내가 죽는 날>)
비약적인 의료 발전에 따른 초고령사회에서는 죽음의 풍경이 바뀐다. 과거와 같은 ‘자연사’는 이제 불가능하다. 이런 세상에서 ‘존엄한 죽음’은 과연 무엇일까? 개인의 권리와 선택, 이에 입각한 죽음의 자기결정권 개념을 넘어서 좋은 죽음을 공동체적 사건으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아가 의학과 의료가 생명뿐 아니라 죽음에도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을까? 어툴 거완디의 말처럼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더 미룰 수 없는 중대하고도 시급한 시대의 화두이다. 진지하게 생산적 논의를 이어가자.
트럼프의 미국은 다시 세계의 중심이 됐다.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세계 어디를 가나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전쟁은 구질서 파괴와 새 질서의 문법을 쓰고 있다. 트럼프는 기존 국력의 3대 요소인 군사력, 경제력, 소프트파워에 시장 규모라는 새로운 국력의 요소를 제시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접근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에 관세라는 수단을 통해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대부분 주요 국가들은 미국의 전례 없는 요구에 반발하면서도 일견 순응하는 듯하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미국 자유주의 패권 질서 속에서 최고의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발 새로운 변화는 과거의 한·미 동맹 의존 전략과 프레임으로 대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윤석열 사태는 다행히 수습해, 대한민국이 국력을 더 이상 허비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공간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주의라는 제3의 담론을 들고나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담론의 주류였던 한·미 동맹 만능론이 순식간에 그 목소리를 잃었다. ‘자강론’에 기초한 ‘한·미 동맹 현대화’론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표 실용주의 외교는 ‘자주론’과 ‘동맹론’의 혼종이다. 그 성공적 적용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세 판단, 유연한 사고, 인재의 적재적소 등용이 필요하다.
제조업 강화·관세전쟁 들고나와
1·2차 세계대전을 거친 인류는 비극의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국에 거의 신과 같은 권능을 부여했다. 미국 화폐는 세계 기축통화가 됐고, 미국은 자유자재로 화폐를 찍어 낼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미국은 비토권을 행사하는 등 특별한 지위를 인정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페트로 달러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의 인재들을 불러모았고,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구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패망했을 때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즉 팍스아메리카나는 그 절정에 달했다. 미국은 국제 안보와 경제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자임했다.
안타깝게도 이 질서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은 성공 신화에 취했고, 중국의 부상을 과소평가했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중국은 미국 중심적 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중국 중심의 비전을 제안하고, 미국의 재정적자를 지탱해주던 미국 국채를 매각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미·일 동맹의 외양과는 달리 일본도 조용히 미 국채를 매각했다. 일본은 결코 실용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페트로 달러 체제를 허물었다. 세계화와 더불어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 미국은 전례 없는 도전의 시기를 맞이했다. 미국의 패권을 지탱하던 제조업 기반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본래 구상했던 미국 중심의 세계적인 분업체계가 와해됐던 것이다.
트럼프는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새로운 해법을 들고나왔다. 첫째는 국내적 역량의 강화다. 제조업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비효율성 제거를 위한 행정부 개혁을 제시했다. 두 번째는 관세를 통해 미국의 손실을 메우고, 국내적 역량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적 범위에서 관세전쟁을 시작했다. 한국·일본·유럽연합과 같은 전통적인 동맹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미국의 국익과 수요라는 기준에 따라 기존 합의나 규범들은 다 내팽개쳤다. 그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무관세 대우를 받고, 안보를 미국에 일임하면서 기회 창출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했던 한국의 성공 해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됐다. 트럼프는 이를 무임승차로 보았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만큼 그 존재를 인정해준다. 국제정치의 핵심 본질은 사악함이다. 국가는 사악함에는 사악함으로 맞서 생존과 이익을 도모한다. 이를 규범, 이성, 합의로 대체하려 했던 자유주의의 대실험이 일순간에 무너졌다. 각국은 각자 비용과 편익을 고려한 헤징(위험 분산) 정책으로 트럼프발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 순응, 시간 끌기와 타협, 도전, 대안 모색 등 노력이 존재한다.
한국, 상상력과 돌파 필요한 시기
한국과 미국은 8월25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의 요구와 변덕의 수준을 고려할 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재명표 실용주의에서 여전히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이익을 안겨주는 미국과의 동맹 유지는 불가피하다. 이재명표 실용주의는 한국이 일방적인 희생이나 위험을 안는 대신, 상호이익을 적극 배려하는 타협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동맹의 현대화라 부른다. 동시에 중국과는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은 관리하고, 관계를 개선해 중국발 비용을 감소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중국이 한국에 주는 이익 못지않게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비용을 올릴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이다.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중국은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을 포용할 만한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신 위협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대응, 한·일 및 한·미 정상회담 성사는 적절한 조치였다. 9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식에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고, 10월 한국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외교로서는 최상이다.
이미 쉽지 않은 행로다. 한국의 이익은 미국의 역외 균형자 역할 유지와 상응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세계적인 신뢰를 잃고 있다. 중국이 경제력과 과학기술, 서태평양에서의 군사력 우위를 확보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 현실주의에서 가장 우려하는 중국-러시아-인도-글로벌 사우스(브라질과 남아공) 연대도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다. 한국-미국-일본 연대는 모래성이자 고립의 섬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유연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지금은 관리의 시대가 아니라 상상력과 돌파가 필요한 시기다. 이재명 정부가 내디뎌야 할 한 걸음 한 걸음이 지뢰밭 같다.
폭염 속에서 제주 올레길을 걷던 20대 남성이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13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1분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서 20대 관광객 A씨(충남)가 폭염에 실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폭염특보 속 올레 코스를 3시간여 걷던 중 실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119구급대는 도착 후 곧바로 A씨의 체온을 측정해 조절하고 이온 음료를 제공했다. A씨는 응급처치를 받은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제주는 추자도와 산지를 제외한 전역에 폭염주의보 발효 중이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가 경기 중 코트 위 성인용품 투척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리그는 이를 스포츠에 대한 성적 대상화 및 혐오의 최신 형태로 규정하고, 관련자를 중범죄 혐의로 엄중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CNN이 10일 전했다.
지난 7월29일 WNBA 골든스테이트 발키리즈-애틀랜타 드림 경기에서 한 관중이 코트에 밝은 초록색 성인용품을 던졌다. 이후 열흘간 3차례 이상 동일한 투척 사건이 이어졌고, 두 건은 코트에 닿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에 영상이 확산되며 파문이 커졌다. 경찰은 23세와 18세 남성 2명을 체포하고, 무질서 행위·공공외설·무단침입 등 혐의를 적용했다.
미네소타 린크스의 셰릴 리브 감독은 “여성 성적 대상화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문제”라며 “이것은 그 최신 버전일 뿐이다. 언론에서 농담거리로 소비돼선 안 된다. 우리는 웃음거리가 아니다. 문제는 가해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마리엘 반스 교수도 “이는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이라며 “성공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반발과 여성 스포츠에 대한 혐오가 여전히 만연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것은 가상화폐 ‘밈 코인’ 제작 그룹이다. 이들은 CNN·USA투데이에 “신규 코인 홍보를 위해 바이럴 스턴트를 기획했다”며 “WNBA를 첫 타깃으로 삼은 것은 이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프로야구(MLB) 경기에서도 유사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하며, 여성 스포츠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스포츠계에서는 “리그 인기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의도적으로 여성 선수들을 희화화해 주목을 끌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사건은 온라인 도박 시장으로까지 번졌다. 한 가상화폐 기반 베팅 사이트에는 ‘다음 경기에도 성인용품이 던져질까’라는 항목에 46만달러 이상 베팅이 몰렸고, 다른 사이트에서는 ‘다음 투척 물체의 색깔’을 두고 내기가 벌어졌다.
[플랫]월드컵 시상식 ‘강제 입맞춤 사건’이 일으킨 스페인 페미니즘 물결
WNBA 캐시 엥겔버트 커미셔너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무엇을 던지든 위험하며, 이 경우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관련자는 중범죄 전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그는 현지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사건에 관여한 모든 인원을 추적하고 있으며, 관련 법 위반 시 최대한의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시카고 스카이의 엘리자베스 윌리엄스는 “유치하고 불쾌하다.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그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일부 선수들은 안전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CNN은 “여성 스포츠가 사상 최고 수준의 관심과 흥행을 누리는 시기에 발생한 이번 사태는 WNBA가 여전히 성차별과 성희롱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리그와 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의 존중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이번 사건이 남긴 상흔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 김세훈 기자 shkim@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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