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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부산국제영화제, ‘어쩔수가없다’ 아시아 최초 공개···30회다운 성대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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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9-2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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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 일정에 돌입했다. 30회라는 숫자에 걸맞게 영화제는 경쟁 부문을 신설해 외연 확장을 꾀하는 등 ‘역대급’ 규모로 치러진다. 세계적 거장과 스타들이 대거 부산을 찾는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영화제 개막작으로서, 이날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처음 내한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밀라 요보비치, 계륜미, 량자후이, 계륜미, 가수 블랙핑크 리사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빛냈다.
개막식은 이날 오후 8시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이병헌의 사회로 진행됐다. 남자 배우가 단독 사회를 맡는 건 처음이다. 연기 경력 35년 차인 이병헌은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처음 영화제에 왔을 때 관객석에서 언젠가 저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까 기대했던 사람인데, 지금 이 무대에 서 있다.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개·폐막식 무대는 <파과> 민규동 감독이 연출했다.
한국영화공로상은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 40여년 간 한국사회의 이면과 시대적 과제를 포착한 작품을 만들어 온 정지영 감독이 받았다. 정 감독은 군사 독재 시절에는 검열과 맞서 싸웠고, 헐리우드 영화가 시장을 지배할 땐 그들과, 대기업이 투자배급 독과점할 땐 그 문제로 싸웠다며 그 거친 강을 걸어온 수많은 동료, 후배, 선배님들 대신해 받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여성 지위를 높인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까멜리아상은 대만 감독이자 배우인 실비아 창에게 돌아갔다.
앞서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 이병헌·손예진 등이 참여한 개막식 기자회견이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렸다. <어쩔수가없다>는 25년 다닌 제지회사에서 구조조정 당한 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위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구직 기간이 길어지며 집까지 넘어갈 판에 만수는 해괴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동종업계 경쟁자들이 제거된다면 어떨까.’
박 감독의 미학적인 폰테크 컷 안에서 만수 역의 배우 이병헌은 슬랩스틱도 불사하며 ‘평범한 가장’이 겪는 좌충우돌을 연기한다. 고상한 클래식 음악과 ‘뽕삘’나는 80년대 가요가 기묘하게 녹아 있는 영화는 죄스럽게도 웃기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서 감개무량하다며 부산국제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온 것은 또 처음이라 설렌다고 했다. 그는 만수 캐릭터를 만들며 집에 대한 집착이나 가부장적인 풍습의 흔적 때문에 갖게되는 한계와 어리석음 등을 각별하게 묘사하려고 했다며 어느 나라 관객보다 한국 관객이 이 영화를 잘 이해하고, ‘아이고 참’ 혀를 끌끌 차며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고집스럽게 ‘종이 만드는 일’에 가치를 뒀던 만수 등 해직자들에게서 불황 속 영화인을 겹쳐 보는 질문도 다수 나왔다. 박 감독은 누군가는 2시간짜리 오락거리일 뿐이라 생각할 수 있는 것에 (영화인들은) 인생을 통째로 걸고 일하지 않나. 그렇기에 사람들이 대단치 않게 생각하지 않는 일을 ‘인생 자체’라고 말하는 원작 인물들에게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병헌은 종이의 쓰임이 사라져가면서 제지업이 어려워지는 것처럼 영화의 어려움, 극장의 어려움이 있다며 극장이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관객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될 수 있을지는 모든 영화인이 생각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만수의 아내 미리를 연기한 배우 손예진은 이번 영화가 7년 만의 작품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더 자주, 오래 배우로서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다. (영화 산업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제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10일간 64개국에서 온 241편의 영화(월드 프리미어 90편)를 공식 상영한다. ‘30회’라는 상징적인 숫자에 걸맞게 션 베이커·미야케 쇼·이상일·봉준호·이창동 감독, 배우 줄리엣 비노쉬·윤여정·오구리 슌·허광한 등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이 영화제 기간 중 부산을 찾는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경쟁 부문에서는 아시아 작품 14편이 ‘부산 어워드’ 5개 부문(대상·감독상·심사위원 특별상·배우상·예술공헌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이 부문 심사위원장은 <곡성>,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다.
기획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지아장커, 차이밍량, 이창동 감독 등 아시아 영화사를 빛낸 거장의 대표작을 조명하는 ‘아시아 영화의 결정적 순간들’이 준비됐다. 이탈리아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와 프랑스 대표 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작품을 조명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벨로키오 감독이 아시아 지역 영화제를 찾는 것은 그의 80년 생애 처음이다.
거장의 최신작을 만날 수 있는 아이콘 섹션의 작품 지난해 17편에서 올해 33편으로 늘어 역대 최대 규모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싱어롱 상영도 국내 처음으로 진행된다.
열흘 뒤인 26일 폐막식에서는 부산어워드 수상작이 공개된다. 대상 작품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인공지능(AI)은 보이지 않게 사람들의 서비스 사용성을 높여주고 더 높은 효용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맥락 파악도 잘하고, 개인화에도 능하기 때문이다. 마치 정전이 나야 전기가 느껴지듯, 서버가 다운돼야 비로소 체감되는 인프라처럼 작동한다. 로그아웃 상태에서 새 기기로 유튜브에 들어갔을 때, 취향과 전혀 다른 목록이 나타나는 경험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렇게 기술이 만든 가치를 은근하게 체감하도록 설계된 서비스가 늘고 있다. 하지만 좋은 기술이 곧 지속적 사용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사용자가 정말 효용을 느끼게 만드는 디자인 지표가 필요하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이 제시한 한 프레임워크(2018)는 그 점에서 흥미롭다. 이 모델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채택하고 기능을 쓰며, 그것이 삶과 사회에 미치는 변화를 겪는 사용자 여정을 분석 지표로 삼는다. 여정의 주요 지점마다 자율성과 유능성, 관계성이 충족되거나 좌절되는 방식을 평가해 디자인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모델을 반영할 만한 적합한 예시가 얼마 전 주변에서 벌어졌다. SKT 유심칩 대란 이후, 피자를 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됐는데, 이때 시니어 고객들이 경험한 ‘절망의 도미노’다. 방문 포장을 하러 간 피자집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족히 몇분은 헤매고 있는 60대 중반의 여성을 만난 것은 8월 마지막 주의 어느 낮이었다. 도움을 주기로 결정하고, 함께 ‘피자 주문’이라는 문제를 풀어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일종의 난제일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우선 그는 피자가게에 도착하면 곧장 주문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렇지 않았다. 하필이면 식사 시간대에 피자가게 앱에 진입했다. 몇십분의 기다림 끝에 운 좋게 들어갔다. 여기서 벌써 ‘내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이로 인해 자율성의 좌절을 맛봤다.
이후 회원가입의 장벽, 메뉴 선택의 복잡함, 매장 위치 인식 오류 등을 경험했다. 기대했던 효율적 도구가 오히려 유능성 상실을 체감하게 했다. 결제 단계에 이르러서는 쿠폰 적용 경로를 찾기 어려웠고, 등록되지 않은 결제 수단만 나열된 화면에 결국 포기하게 됐다. 우리의 모험 여정 속에서, 그는 늙으면 먹지 말라는 거네요라는 말을 세 번 반복했다.
이런 경험이 한두 번이었겠나. 오프라인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능숙하고 알뜰하게 살아온 세대가 온라인에서는 반복적으로 손해 경험을 겪게 됐다. 몇천원 아끼려다 오히려 시간과 감정, 존엄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를 도와주고 몇주 뒤 알게 된 것은, 이것이 그 개인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어머니와 친정아버지 모두 똑같이 좌절을 겪었고, 분노했으며, 포기했다. 시니어 세대가 마주한 디지털 격차였다.
기술과 서비스 설계는 결국 누가 만들고 누가 참여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젠더와 인종, 세대에 집중될수록 그 바깥의 목소리는 배제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할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틈새가 드러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의견을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모아 설계 과정에 반영할 것인가이다. 디지털 격차 속에서 ‘절망의 도미노’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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