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사이트 차정인 국교위원장 “고교학점제 개선, 교육부에 호응해 협의 중···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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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는 국교위 60차 회의가 열렸다. 차 위원장은 회의에서 “취임 준비하면서 고교학점제 현장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왔다”며 “교육부에서 협의할 사항이 있다고 해 발표를 늦춘 것으로 알고 있고, 국교위도 (교육부에) 호응하고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 상황이 워낙 다급해서 단기적인 (고교학점제) 안정화 조치에 대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최저학업성취율 기준인 ‘최소성취수준’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아 고교학점제 개선방안을 19일에 발표하려 했으나, 하루 전인 지난 18일 갑작스럽게 브리핑 일정을 취소했다. 일각에선 고교학점제 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와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국교위 사이에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교학점제 개선방안 발표가 미뤄진 것은 일부 교원단체와 시도교육감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일부 교원단체들은 고교학점제 폐지를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반발하고 있으며, 17개 시도교육감 중 11개 시도교육감이 최소성취수준 기준을 더 낮춰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교위원인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날 회의에서 “아직 교육부에서 국교위로 (고교학점제 개선방안 관련해) 요청이 들어온 것 같진 않으나 상황이 시급하다”며 “단기적인 고교학점제 개선 내용을 시급히 반영하려면 국교위 차원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연 국교위 교육과정정책과장은 “만약에 교육부에서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요청이 있다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했다.
차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이날 국교위 회의는 언론에 공개됐다. 이배용 전 국교위원장 체제에서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공론화 기구인 국교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수용한 조치다. 차 위원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회의) 공개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생각이고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회의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국교위는 속성이 기본적인 지혜를 모으고 공론화라고 하는 것인데, (회의가 공개되면) 우리끼리 잘못가고 있는 것을 시정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위원들은 공개 회의 진행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주성 위원은 “오늘 회의하면서 언론에 공개되는 게 의아했다”며 “(회의 공개가) 새롭게 적용되는 규정이라면 의견을 모으는 것이 아름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리박스쿨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배용 전 위원장의 ‘금거북이 전달 의혹’과 관련돼 열린 긴급회의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배용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전달한 의혹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이뤄지자 지난 2일 국교위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장석웅 위원은 “이배용 전 위원장이 매관매직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국교위가 대단히 큰 어려움에 처해 긴급회의를 진행했는데 보고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혜련 위원은 “정식 회의도 아니고 임시회의였는데 활동보고에 넣으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마니아층이 향유하는 전통극 가부키를 소재로 한다. 러닝타임은 3시간에 가깝다. 그런데도 이상일 감독(51)의 영화 <국보>는 일본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일본 실사 영화 중 두 번째로 높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이 기록적인 성과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천 만명의 이유는 잘 모릅니다.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이 감독은 21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국보> 기자회견에서 서툰 한국말로 말했다. 그는 이어 유창한 일본어로 “가부키는 일본인에게 익숙하지만, 자주 볼 수 있는 예능은 아니다. 관객들에게도 발견하는 자리가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영화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한 그는 재일교포(자이니치) 3세이기도 하다.
흥행의 열쇠는 ‘온나가타(여성 역할을 하는 남자 배우)’들의 예술혼을 장엄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 안에 있다. <국보>는 ‘핏줄’이 중요한 가부키 세계에서, 재능만으로 인간 국보가 된 키쿠오(요시자와 료)의 일생을 그린다. 이 감독의 전작 <악인>(2010)과 <분노>(2016)에 이어 이번에도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야쿠자 집안에서 태어난 키쿠오는 가부키 명문 당주 하나이 한지로(와타나베 켄)에게 거둬지며 수행을 시작한다. 가문 안에서 예명이 세습되는 가부키 세계에서 핏줄은 때론 전부다.
재능이 특출하지만 정통성이 없는 키쿠오. 핏줄을 타고났지만 실력은 평균 이상에 불과한 한지로의 아들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 두 사람은 10대때부터 라이벌이자 친구로 성장한다. 각자의 좌절 속에 질투를 느끼면서도 동지애를 쌓으며 연기에 정진한다. 최고의 경지를 열망하는 이들의 삶은 구도자의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가부키 세계의 화려함과 고독함을 지루할 틈 없이 담아낸다.
이 감독은 “이름에 따라 짊어진 고민이 엮이다가 예술가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면서 “모두의 삶은 아니지만, 고도로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겠다 싶었다. 그것이 주는 감동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국보>의 배우들은 사랑을 이룰 수 없게 된 연인이 소네자키 숲에서 동반자살하는 극 ‘소네자키 신주(曾根崎心中)’ 등 가부키 무대를 직접 소화한다. 가부키 톤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도 극이 거듭할수록 빠져들게 된다. 극중극이 인물들의 무대 밖 이야기와 연계되며, 하얀 분칠 아래 흔들리는 표정을 숨죽여 지켜보게 되기 때문이다.
키쿠오 역의 요시자와 료는 “크랭크인 전 무용 연습을 1년 6개월을 했다”며 “감독님께는 예쁘게만 춤추는 게 아니라 키쿠오의 감정을 넣어야 한다는 지도를 받았다”고 말했다.
촬영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촬영감독이었던 튀니지 감독 소피안 엘 파니가 맡았다. 이 감독은 “가부키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인물에게 촬영을 부탁하고 싶었다”며 “가부키를 처음 본 후의 심정과 그 아름다움을 포착해주길 바랐다”고 했다.
<국보>는 개봉 102일 만인 지난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흥행 수익은 142억 엔(한화 약 1335억4390만원) 이상이다. 일본 역대 실사 영화 중 <춤추는 대수사선2: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2003)에 이어 2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유명 가부키 배우들이 유튜브 등 SNS에 후기나 감상 인증을 남기며 더 화제를 모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일본 대표 출품작으로도 선정됐다.
<국보>는 핏줄이 재능의 발목을 잡지만, 고독하게 나아가는 예술가의 이야기다. 그 안에 이 감독의 재일한국인 정체성은 얼마나 반영됐을까. “제 피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한국어로 한 문장을 말한 이 감독이 다시 일본어로 말했다.
“<국보>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건 ‘아웃사이더’입니다. 사회 변두리 인물에게 눈이 갔던 건 사실입니다. 제 정체성이 작용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직접적으로 이 작품과 관련된 것일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을 수면제로 재운 뒤 차량에 태워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40대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12부(재판장 박재성)는 19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1일 오전 1시 12분쯤 전남 진도항 인근에서 아내와 고등학생 두 아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
전날인 5월 31일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준비한 수면제를 음료에 섞어 아들들에게 마시게 했고, 다음 날 새벽 자신도 약을 복용한 뒤 범행을 실행했다.
그러나 물속에서 공포심을 느끼자 운전석 창문을 통해 빠져나와 혼자 살아남았다. 아내와 두 아들은 탈출하지 못하고 익사했다.
A씨는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지인 차량을 타고 광주로 이동하다 범행 약 4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카드빚 2억원과 임금체불 문제 등 생활고로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지인들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구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혼자 살아 나오고도 119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본인은 멀쩡히 살아 있으면서 선처를 바라는 것이냐”고 꾸짖었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선고에서 재판장은 요지를 낭독하는 도중 목이 멘 듯 중간중간 말을 잘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장은 바다에서 주검으로 건져 올려진 두 아들의 모습과 A씨의 범행 경위를 언급하며 “피해 아들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부모가 자신들을 살해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계획적이고 비정하며, 피해자들이 입은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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