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촉법소년변호사 [송년기획]2025 우리 곁을 떠난 사람들…그들이 걸은 길, 남은 자들의 앞길을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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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는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이 별세했다. 향년 67세. 이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대전 유성구에서 당선돼 같은 지역구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2023년 당시 이재명 당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국민의힘 소속이 되고도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하는 소신을 보였다.
6월 향년 66세로 별세한 유성엽 전 국회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정읍시장을 지낸 뒤 18·19대 총선에서 내리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민생당을 거쳐 2021년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유 전 의원은 5월 말 전북 진안에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해왔다.
경제계에서는 고려아연을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우며 ‘비철금속 업계 거목’으로 불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10월6일 8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33세 때인 1974년 고려아연 창립 멤버로 참여한 뒤 50년간 한국 제련 산업의 기틀을 닦았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13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제련소 건설에 착수했고, ‘일괄수주 방식’을 거부하고 직접 구매와 시공을 맡아 7000만달러로 예상됐던 공사를 4500만달러에 마쳤다. 이 결정이 고려아연이 기술력과 자본을 축적하는 전환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한솔·김경학 기자 hansol@kyunghyang.com
2025년엔 여러 문화예술, 체육계의 거목들이 세상을 떠났다.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던 한국 문화계와 체육계 산증인의 죽음에 팬들의 상실감은 컸다. 이들이 생전 보였던 삶의 지혜와 통찰력은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무대와 방송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국민 배우 이순재는 지난 11월25일 향년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동기들과 연극반을 재건하는 등 일찍이 연극과 연기에 열정을 싹틔웠다. <사랑이 뭐길래> 등 14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다.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등 무대에 서며 연기 혼을 불태웠다.
지난 7일 미국에서 향년 85세로 별세한 배우 김지미는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렸다. 덕성여고 재학 중 거리에서 김기영 감독의 눈에 띄어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멜로와 사극, 문예극, 사회극 등을 넘나들었다.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에 출연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자유로운 연애와 결혼을 이어가며 주체적 삶을 살았던 ‘신여성’이었다.
‘연극계 대모’ 배우 윤석화도 지난 19일 향년 69세로 세상을 떠났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1982년 그가 출연한 <신의 아그네스>는 당시 국내 연극계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상징적 작품인 <명성황후>의 1대 명성황후 역을 맡았다.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네 차례 받았다.
‘개그계의 대부’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 악화로 지난 9월25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1968년 TBC 동양방송 특채 코미디 작가로 일하다가 코미디언으로 전향했다. 무딘 듯 핵심을 꿰뚫는 언변과 시대를 관통하는 풍자로 유명했다. ‘개그맨’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KBS <개그콘서트>의 원안자다. 대학로에서 이루어지던 소극장 개그를 방송에 도입했다.
트로트 가수 송대관은 지난 2월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75년 발표한 ‘해뜰날’로 유명해졌다. 트로트 침체기로 생활고를 겪으며 미국행을 택했다. 10여년 만에 귀국한 후 1990~2000년대 ‘네가 뭔데’(1991), ‘네박자’(1998), ‘유행가’(2003) 등 히트곡을 냈다.
지난 5월9일 향년 81세로 별세한 방송인 이상용은 1970년대 어린이 방송을 진행하며 ‘뽀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9년부터 병영 위문 프로그램 MBC <우정의 무대> 진행자를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문학계에선 작가 윤후명이 지난 5월8일 향년 79세로 세상을 떠났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역>이 당선된 후로는 주로 소설을 썼다. 작품 세계는 ‘끝없는 자아 찾기 여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5년 <하얀 배>로 이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2017년 세월호 참사 추모 공동소설집 <숨어버린 사람들>에도 참여했다.
스포츠계에선 1980~1990년대 한국 남자 배구 최고 스타 장윤창이 지난 5월30일 향년 65세로 별세했다. 17세였던 1978년 최연소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같은 해 방콕 아시안게임,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남자 배구 황금기 주역이었다. 1994년 프로야구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휘한 이광환은 7월2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투수 분업화’와 ‘자율 야구’ 바람을 일으킨 감독이다.서현희·심진용 기자 h2@kyunghyang.com
일하다 생을 마감한 노동자가 끊이지 않았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씨는 지난 6월2일 혼자 선반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김씨는 한국전력공사 산하 공기업인 한전KPS의 2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같은 일을 했지만 2016년 입사한 후 9년 동안 소속 업체가 8차례나 바뀌었다.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 사례였다. 사고 당시 끼임을 막기 위한 덮개나 안전난간 등 기본적인 방호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고, 2인1조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안전보건공단은 ‘다단계 하청구조와 안전시스템 공백이 만든 사고’라고 결론 냈다. 7월에는 동해화력발전소에서 30대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고, 11월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해체 작업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붕괴해 7명이 숨졌다. 올해 1~9월 집계된 산재 사망자는 457명으로 지난해보다 14명 늘었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올해 세계에선 현대 정치와 사회, 학계, 문화예술계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세상을 떠났다.
이중 진보의 삶을 살아온 대표적 인물은 4월21일(이하 현지시간) 향년 89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사상 최초 남미·예수회 출신이다. 신부·추기경 시절 빈민가를 찾아 사역해 ‘빈자들의 성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재임 기간 사회적 약자와 이민자 보호를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리며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았던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5월13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1960~1970년대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무장투쟁을 벌였다. 13년 수감생활 후 정치에 뛰어들어 2010~2015년 국정을 이끌었다. 대통령 관저를 노숙인 쉼터로 내주고 교외 농장에서 살았으며 월급의 90%를 기부했다. 임신중지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진보적 사회정책을 시행했다. “삶에는 가격표가 없어 나는 가난하지 않다” 같은 명언을 남겼다.
10월17일엔 일본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과거 식민지배를 사과한 전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가 별세했다. 향년 101세. 1993년 사회당 총재, 이듬해 일본 제81대 총리가 됐다. 1995년 8월15일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의 식민지배와 주변국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명시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린 세계적 동물학자·환경운동가 제인 구달도 10월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1960년 26세 나이로 탄자니아 곰베에서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으며, 침팬지가 풀잎을 도구로 삼아 흰개미를 채집하는 모습을 사상 처음으로 관찰했다. 숨지기 직전까지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연 보전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인류가 변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극우와 보수 대표 인물들도 세상을 떠났다. 1월7일 96세를 일기로 별세한 국민전선 창립자인 장마리 르펜은 프랑스 극우 정치의 상징적 인물이다. 1972년 국민전선을 창당한 그는 반이민과 반유럽연합 노선을 앞세워 극우 세력을 정치의 중심 무대로 끌어올렸다. 죽음 이후 극우 진영은 애도했다. 파리에서는 그의 죽음을 “환영한다”는 집회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대표 아이콘 찰리 커크가 9월10일 유타주 대학에서 연설하다가 총탄에 맞아 31세 나이로 사망했다. 극단적 발언으로 반유대주의,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11월4일 향년 84세로 별세한 딕 체니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부통령으로 꼽혔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했다.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림자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다. 테러 용의자 고문,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구금 등을 지지한 강경 노선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문화예술계 여러 인물도 별세했다. 영화 <애니 홀>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국 배우 다이앤 키튼이 10월1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대부> 주인공 마이클 콜레오네의 아내 케이 아담스 역을 맡으며 유명해졌다. <맨해튼> 등 우디 앨런의 영화에 출연해 “현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향년 89세로 9월16일 별세한 이는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배우이자 감독, 제작자인 로버트 레드퍼드다. 대표작으로는 <내일을 향해 쏴라>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등이 있다. 감독 데뷔작인 <보통사람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저예산 독립영화를 지원하기 위한 선댄스 영화제를 창립했다. 환경·인권 운동에도 힘써 2010년 프랑스 정부에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 스타이자 동물권 운동가였던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12월28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부유한 기업가의 딸로 태어난 바르도는 1956년 당시 남편 로제 바딤의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주연을 맡으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1973년 동물보호 운동가로 일하겠다며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2001년엔 한국의 한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한국은 개고기를 먹어 야만스럽다”고 비판해 논란이 됐다.
영국 헤비메탈 밴드 블랙 사바스의 리드 보컬 오지 오즈번이 7월22일 파킨슨병 투병 끝에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1969년 블랙 사바스로 데뷔해 ‘아이언맨’ 등을 히트시켰다. 초기 앨범 2장은 2017년 잡지 ‘롤링스톤’ 독자들이 선정한 최고의 헤비메탈 앨범 10위에 들었다. 7월4일 열린 고별 공연에서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우아함의 황제’로 불린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조 아르마니가 9월4일 향년 91세로, 기하학적 패턴과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니트 패션으로 유명한 ‘미소니’의 창업자 겸 디자이너 로시타 미소니도 1월1일 9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과학계에선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자 제임스 왓슨이 11월6일 세상을 떠났다. 25세였던 195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했다.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엡스타인’ 사건의 주요 증인이자 성착취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가 4월25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죄를 공론화한 인물이다. 10대 시절 엡스타인의 안마사로 고용된 후 성적 학대를 당했다. 2015년 피해자 권리 옹호 단체인 ‘말하고 행동하고 되찾자’를 설립하고 성매매 생존자들을 지원했다.
조문희·배시은·최경윤 기자 moony@kyunghyang.com
지금의 정치와 교육 현장은 ‘승자독식’의 늪에 빠져 있다. “당선만 된다면 악마에게도 영혼을 팔겠다”는 냉소적 현실이 진보와 보수 모두를 지배하고 있다. 선거는 미래의 방향을 겨루는 장이 아니라 권력을 나누는 게임이 되었고, 정책은 실종됐다. 그 결과 유권자는 늘 ‘최악’ 대신 ‘차악’을 택하는 불행한 선택을 강요받는다.
이 낡은 정치 구조를 재생산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기득권화된 진보’ 자신이다. 교육계를 보면, 여전히 1970·1980년대 학번들이 중심이 된 진보 진영이 교육감 선거를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1980년대의 민주화 경험과 투쟁의 언어로 2020년대의 인공지능(AI)·플랫폼 세대를 이해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들의 헌신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시대는 이미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에게 ‘경험’은 존경의 대상이지만, ‘꼰대의 패권’으로 작동할 때 그것은 분명한 장애물이 된다.
이 현상은 단순한 세대 문제가 아니라, ‘시대 부적합’의 문제다. AI와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젠더 감수성, 플랫폼 경제 등 사회 구조 자체가 변했지만, 진보 진영의 리더십은 여전히 관성처럼 과거의 운동논리에 머물러 있다.
‘중앙집권화된 교육청’ ‘관료적 수직 구조’ ‘형식적 참여’라는 낡은 시스템이 결합되면서, 혁신의 에너지는 제도 속에 갇히고 있다. 이런 구조를 지탱하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사고방식이다. ‘세대교체’란 단순히 젊은 사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리더십의 철학이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보의 진보’가 필요하다. 과거의 진보가 민주화와 공정분배의 이념으로 사회를 바꿨다면, 이제의 진보는 그 과정에서 놓친 가치들을 다시 중심으로 세워야 한다.
첫째는 생태와 기후 정의다. ‘누가 더 많이 성장할 것인가’의 경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함께 생존할 것인가’를 묻는 탈성장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는 교차성과 다양성의 정치다. ‘노동자’라는 단일한 정체성을 넘어 여성·장애인·이주민·성소수자가 겪는 교차적 차별에 주목해야 한다.
셋째는 디지털 주권과 플랫폼 윤리다. AI와 데이터가 자본이 된 시대에 기술의 공공성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윤리가 진보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은 돌봄과 관계의 사회화다.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임금 인상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돌봄과 관계의 책임을 나누는 일이다. 여성과 가족의 희생 위에 세워진 돌봄체계를 공공의 영역으로 옮겨야 한다.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 바로 사회성이고 다른 말로 평화이기도 하다.
이 네 가지 의제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생존 조건이다. 그러나 지금의 진보는 여전히 ‘승리의 기억’에 갇혀 있다. 과거의 투쟁이 만들어낸 도덕적 권위는 이제 스스로를 갱신하지 않으면 권력의 방패가 된다. 과거의 혁신가가 오늘의 기득권자가 되는 순간, 진보는 멈춘다.
이제 ‘진보의 진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과제다. 새로운 진보는 자신이 세운 제도를 성역화하지 않고, 새로운 세대와 가치를 품어야 한다. 정치적 세대교체는 ‘젊은 얼굴 바꾸기’가 아니라 ‘낡은 리더십의 교체’다.
교육감이 지시하고 학교가 따르는 낡은 관료제가 아니라, ‘학교주권’이 실현되고 ‘사회적 합의’가 작동하는 ‘플랫폼(Platform)’을 설계하는 리더십이다.
진보가 자신을 바꾸지 못하면, 결국 변화는 보수의 언어로 흡수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제 우리 사회의 진보가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진보가 다시 진보하려면, 먼저 자신을 혁신해야 한다. 그것이 ‘진보의 진보’다.
<김현철 서울교육자치시민회의 준비모임 대표>
법원이 2일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의 고검검사 전보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을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이날 정 검사장이 제기한 인사명령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집행정지 사건에서는 우선 법무부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고검검사로 전보된 정 검사장의 인사는 일단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정 검사장의 고검검사 전보를 정지시킬 만큼 정 검사장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정 검사장은 인사가 진행될 경우 명예와 사회적 평가 실추, 거주지·근무지 이동의 불편함 등 손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훼손되는 신청인의 명예와 사회적 평가는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고, 신청인의 검사직무 수행의 공정성이 현실적, 구체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무원 인사 이동 시 업무나 거주지 변경이 수반될 수 있고 해당 공무원은 그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손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손해로 보더라도 그 침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단일호봉제가 시행되고 있어 신청인에게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신청인의 연구 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는 있으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결정이 법무부 인사처분에 대한 적법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부는 지난달 11일 정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하는 인사를 냈다. 당시 법무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을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 검사로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 검사장은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리는 등 반대 의견을 내서 자신이 강등 인사를 당했다고 보고 서울행정법원에 정성호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사 발령을 멈추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이날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지만 본안 사건에 대한 법적 분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본안 사건의 재판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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