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검사출신변호사 ‘구의원 공천헌금’ 김병기 압수수색 …경찰, 관련자 출금 등 강제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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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 의원과 그의 부인 이모씨, 김 의원 측근인 이지희 서울 동작구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의원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및 지역구 사무실, 이 구의원 자택과 동작구의회 사무실, 김 의원 차남 자택 등 6곳에서 휴대전화와 PC,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 의원 부부와 이 구의원, 전 동작구의원 전모씨와 김모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김 의원의 ‘3000만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다. 경찰은 김 의원 차남의 집도 압수수색했는데, 여기서 김 의원 측의 귀중품들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개인 금고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의원 측이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20년 1월 동작구의원이던 전씨와 김씨에게서 각각 1000만원과 2000만원을 부인 이씨와 이 구의원을 통해 받은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정치헌금 명목으로 이 돈을 제공했고 이후 돌려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2023년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했다. 최근 두 사람은 경찰 조사를 받으며 이 돈을 김 의원 측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김 의원 관련 고발 사건 중 공천헌금 의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외에도 김 의원 차남의 편입학 특혜 의혹, 보좌진 사적 동원, 보라매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이 있다. 경찰은 김 의원 배우자 이씨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관련 사건 수사 무마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2024년 동작경찰서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종결 처리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이날 김 의원의 비위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진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제기된 의혹 중 하나라도 법적 책임이 있을 시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깨어나 보니 다른 세계였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의미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이 말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잘 말해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의 지정학적 질서를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된 ‘평화의 시기’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갈등도 법과 협약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우리는 익숙했던 많은 것과 결별하고 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이제 ‘착각’으로 폭로되고, 전쟁은 언제나 정치의 중요한 수단이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국가 이익을 위해서는 명분보다 실리, 대화보다 갈등, 평화보다 전쟁이 선호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힘의 정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힘의 정치는 국내적으로는 신권위주의의 형태로,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새로운 제국주의의 방식으로 자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월3일 특수부대를 보내 베네수엘라의 악명 높은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생포했다. 마두로는 잘 알려진 것처럼 12년 동안 베네수엘라를 공포에 떨게 했다. 그는 저항하는 국민을 고문하거나 살해하고, 경제를 약탈해 국내총생산(GDP)을 69%나 떨어뜨렸다. 마두로가 자국민을 억압하고, 경제를 붕괴시키고, 마약조직과 결탁해 국제적으로 테러리스트를 지원한 위험한 폭군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트럼프의 마두로 생포 작전이 국제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문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당성의 물음에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은 다시는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호언장담처럼 중요한 것은 미국의 국익이고, 이를 위해서는 언제나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1세기는 다시 힘의 시대다. 전쟁, 지정학, 기술 패권 경쟁은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상시적 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권력 없는 민주주의’는 공허한 말처럼 들린다. 국가를 지킬 힘, 제도를 유지할 힘, 국제 질서 속에서 자율성을 확보할 힘 없이는 민주주의는 외부 압력 앞에서 쉽게 붕괴한다.
국내 정치서도 ‘힘의 정치’ 득세
미국이 이제까지 성공적인 초강대국이었던 이유는 경제력, 군사력, 정치력으로 대변되는 강력한 ‘힘’과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의 결합 덕택이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할 때도 언제나 명분은 자유민주주의의 보존과 확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신념이 외교에서 명분 있는 강점이 아니라 어리석은 고집이었다고 믿는다. 그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이러한 태도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지금 국제 정치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에 주목하는 것은 국내 정치에서도 똑같은 ‘힘의 정치’가 득세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많은 나라에서 경험하는 신권위주의는 ‘힘’과 ‘민주주의’를 분리한다.
트럼프가 말하는 것처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힘,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경쟁국을 억제할 힘, 주위의 국가를 자신의 패권 아래 둘 힘. 이러한 힘을 강조하는 정권은 언제나 국내에서도 경쟁하는 정당을 적으로 규정하고 힘으로 제거하려 한다. 신권위주의 정치인들이 입에 즐겨 올리는 ‘국민’과 ‘국익’은 자신의 정치적 힘을 늘리기 위한 포퓰리즘적 수사에 불과하다. 국민의 반을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면서 어떻게 국민 전체를 위할 수 있단 말인가?
정치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권력을 추구한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려면 물론 힘이 있어야 한다. 정치라는 것이 본래 권력을 잡기 위한 투쟁이지만, 엄밀히 보면 권력을 잡고 나서 그 힘으로 실현하려는 ‘그 무엇’에 대한 경쟁이다. 어떤 정당은 그것이 ‘자유’라고 말하고, 어떤 정당은 그 자리에 ‘평등’을 세운다. 그것이 무엇이든 모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가치와 이념, 비전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힘과 자원을 동원하고 조직화한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21세기 민주주의는 치명적인 역설에 직면한다. 외부적으로는 강력한 권력이 필요하지만, 내부적으로 그 권력은 민주주의를 파괴할 잠재적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민주적 가치로부터 분리된 ‘힘의 정치’는 패권 정치나 신권위주의의 형식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우리는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보면서 힘의 정치의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국내에서 이미 진영 논리로 굳어진 패권 정치는 경시하거나 간과하는 것처럼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어리석은 계엄 선포로 촉발된 내란 정국은 국가의 민주적 통합보다는 오히려 힘의 정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란 재판이 끝나더라도 내란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신권위주의적 힘의 정치는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로 지정학적 질서가 요동치고 관세전쟁과 기술 패권 같은 외부의 위협이 더 커지면, 정권은 이러한 위협을 명분으로 권력을 집중하고 내부의 견제와 균형을 무력화하려는 유혹에 빠진다. “지금은 위급한 상황이다.” “국가 안보 앞에서 야당을 배려하는 것은 사치다.” “강한 지도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신권위주의는 바로 이러한 논리를 따른다. 국민을 내·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정치적 권력은 이러한 힘의 논리에 빠지는 순간 민주적 체제를 붕괴시키는 무기로 변한다. 비상 상황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상사태를 누가, 언제, 어디까지 정의할 권력을 갖는가가 민주주의의 핵심 문제다.
우리 정치계엔 트럼프가 너무 많아
‘힘의 정치’와 관련해 정치철학자 해나 아렌트는 매우 중요한 구분을 제시했다. ‘권력’과 ‘폭력’은 모두 힘의 양태이지만 똑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권력이란 사람들 사이의 공동 행위에서 발생하는 힘이며, 국민의 동의와 참여로 유지된다. 미국이 내부의 민주적 합의를 중시하면서 세계 경찰의 역할을 할 때 강력한 제국이었던 것처럼, 민주적 가치와 절차에 기반한 힘만이 진정한 권력이다. 반면, 폭력은 도구적이며 명령과 강제에 의존하고, 역설적으로 권력이 붕괴할 때 등장하는 대체 수단이다. 내부적 합의도 없고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힘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것은 사실 권력이 아니라 폭력이다.
신권위주의의 핵심 오류는 폭력을 권력으로 착각하는 데 있다. 숫자든 무력이든 폭력 수단의 사용을 권력의 증대라고 착각한다. 전 세계 국가들이 자신의 힘을 확인하기 위해 이웃 국가를 침범하는 데 더욱 대담해진다면, 힘 외에는 다른 어떤 방법도 없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폭력은 언제나 일시적이다. 힘이 약한 소규모 국가들은 강국의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기회만 되면 주권을 되찾을 다양한 저항 수단을 모색할 것이다. 진정한 힘은 다른 나라들이 강국이 대변하는 가치와 제도에 ‘매력’을 느낄 때 비로소 생겨난다. 폭력적인 ‘위력’이 자발적 동의의 ‘매력’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힘만 내세우는 정치적 세력의 전략은 결국 실패하고 결과적으로는 자기 힘을 약화할 것이다.
적과 경쟁자도 포용할 수 있는 정치적 매력은 언제나 ‘힘’ 자체보다는 ‘책임’에 무게를 둔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공격에서 한 가지 교훈을 얻는다면, 그것은 한국 정치의 엄혹한 현실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힘의 정치’는 책임보다 힘을 선호함으로써 민주적 가치와 제도를 파괴한다. 나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를 고려하는 ‘책임 윤리’와는 달리 신념 윤리는 “나는 옳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국가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서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신권위주의의 언어는 감동적이지만 위험하다. 이 언어에는 권력의 결과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어요. 나의 도덕성, 나의 마음. 그것만이 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죠.” 트럼프의 이 말처럼 민주적 가치와 도덕성을 파괴하는 게 있을까? 우리 정치계에도 너무 많은 트럼프들이 있어 걱정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유명대학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시험을 치렀다고 밝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생중계 화면에 잡힌 그는 자신의 노트북을 들어 올리며 “기말시험에서 챗GPT를 사용했다”고 외쳤고,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를 했습니다. 이 영상은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파장이 일었는데요. 온라인상에서는 “학위를 반납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AI 활용이 뭐가 문제냐”는 의견까지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대학 내 AI 활용 논란은 비단 외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등 일부 대학 내에서는 학생들이 AI를 사용해 답안을 작성하는 등의 부정행위가 잇달아 적발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연세대의 <자연어 처리와 챗GPT>라는 과목 중간고사에서 수강생 600명 중 190명이 AI로 부정행위를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어요.
이처럼 AI 부정행위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대학생들이 이미 학습 과정 전반에서 AI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9명은 자료 검색에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AI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대학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에디터픽에서는 대학 내 AI 활용 실태와 AI는 학습에 어디까지 활용돼야 할지를 짚어본 경향신문 기획기사 ‘AI에 교육을 먹이면’을 소개해드립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AI를 활용한 학습은 이미 일상이 됐습니다. 2020년 대학에 입학한 경인교대 4학년 이재원씨(26)는 “1~2학년 때는 AI 없이 공부를 하다, 이제는 과제물이나 수업 PDF를 AI에 넣어 학습시키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강의자료를 AI에 넣은 뒤 아이디어를 3~4개 뽑아달라고 해 그걸 토대로 수업 시연안을 만드는 등 능숙하게 AI를 활용합니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1학년 채영주씨(21)는 무려 4종류의 AI를 학습에 사용합니다. 글쓰기 과제가 주어지면 자료 검색은 퍼플렉시티에, 개요 짜기와 초안 작성은 챗GPT에 맡깁니다. 챗GPT가 써준 초안은 자신의 문체를 학습한 클로드에 다시 써달라고 주문합니다. 채씨는 “제가 직접 리라이팅까지 하면 GPT 킬러(AI 표절 검사 기술)에도 잘 안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만들어낸 과제물을 자신의 결과물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수업 시연안을 만든 이재원씨는 “과정을 (AI에) 도움받고 최종 결과물은 직접 만들기 때문에 죄책감은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채영주씨도 “중간중간 필요한 부분에는 제 의견을 직접 넣는다”며 “나의 결과물”이라고 말했습니다.
AI를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교수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숙자 서강대 교수는 2년 전부터 글쓰기 교양 수업인 <인문사회와 글쓰기>에 AI를 수업 도구로 쓰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지난해 11월 26일 챗GPT를 활용한 ‘프롬프트 글쓰기’ 강의에선 학생들이 ‘나’의 정체성을 토론대회 참가자나 연구원으로 설정하고 ‘토론대회 1등’ 같은 목표를 AI에 입력해 글을 썼습니다. 박 교수는 “(학생들) 대부분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AI를 쓰지 마라’는 식의 접근은 근시안적이라고 봤다”고 말했습니다.
김남호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교수도 내년 1학기 과학기술과 사회윤리를 다루는 수업에서 AI를 활용할 예정인데요. ‘AI에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목표입니다. 김 교수는 “과학 기술의 발전을 더는 되돌릴 수 없다면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며 “학생들이 AI를 많이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필요한 질문을 못 넣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대학 수업 내 AI 활용에 개방적인 입장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점선면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시국부터 고수해온 비대면 오픈북 시험을 지난해부터 대면 논술 시험으로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전 교수는 학생들이 AI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느낀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고 말하는데요. 그는 “(한 학생이 답안지에) 제 말을 인용했는데, 제가 해본 적도 없는 말이어서 쇼킹했다”며 “이래선 안 되겠다. 보다 더 전통적인 방법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아직 잘 알지 못할 때는 섣불리 쫓아가기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 전 교수의 입장입니다.
학생들의 AI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대학은 AI 활용도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경향신문이 국민대·동국대·부산대 등 20개 대학의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니, “시험은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진행” 등과 같이 주로 부정행위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AI를 어느 선까지 대학교육에서 활용하는 게 타당한지” 등 윤리적 쟁점은 빠져 있는 거죠.
박숙자 교수는 “AI 활용에 관해 개방-폐쇄만이 아니라 어느 수준으로 사용할지 논의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활용만 이야기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응용언어학자인 김성우 박사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AI 활용의 ‘선’을 합의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AI 활용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때에는 AI를 쓰지 않아야 하는지를 합의해 정할 수 있다는 거죠.
대학은 AI 활용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게 시급해 보이는데요. ‘적절한 기준’은 무엇이 돼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질문하는 법’만큼은 AI 의존 없이 학습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I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데 최적화된 도구이지만, 질문하는 법은 AI가 가르쳐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상진 교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묻고, 적절하게 질문하는 방법은 단언컨대 AI가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요. 총 4개월에 걸쳐 5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챗GPT, 구글 검색, 뇌를 각각 사용해 에세이를 작성하게 한 결과, 챗GPT를 사용한 그룹이 뇌의 활동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해요. 도구 없이 뇌만 사용한 그룹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뇌 활성도가 높았고 더 창의적인 결과물을 도출했습니다. 결국 AI 시대에 대학의 사명은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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